칼럼

민명기 칼럼



     지난 주의 칼럼에서 경계 구역/전환기 (Liminal space/time) 에 대해 잠깐 말씀드린 바 있다. 몇몇 독자께서 약간의 부연 설명을 요청하셔서 조금 더 소개한다.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묘사하듯, 전대미문의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종류의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토마스 프리드먼의 지적처럼, 우리 인류는 BC (Before Corona virus outbreak)와  AC (after Coronavirus outbreak; 아니 필자는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 disease를 따 AD라고 하고자 함)의 사이에 놓여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서양 역사의 구분에서 예수님의 위치 만큼이나 되는 파격을 경험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어떤 시대/공간에서 다른 시대/공간으로 가기 이전의 중간 지대/시간을 지칭하는 것이 바로 liminal space/time이다. 이 말의 어원은 문턱(threshold)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다. 즉, 어떤 공간의 안과 밖을 경계 짓는 지점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공간에 서면 이전 공간에 더 이상 머물 수는 없고 조만간 떠나야 하며, 문턱을 나가면 수 많은 다른 길 중의 하나를 택하거나 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 칼럼이 철학적 사유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아니기에, 간략히 두가지만 언급하려 한다. 먼저, 왜 우리는 이러한 문턱에 서야 하는가? 많은 경우에 그것은 우리가 그 동안 쌓아 온 잘못된 또는 너무 잘된 일들이 축적되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이 넘치는 시점을 의미한다.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이 인류의 일탈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심판이나 정죄를 하시는 지점이다. 보통 ‘시험’이라고 부르는 이 고통의 기간은 대개 인류의 회개와 깨달음으로 귀착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지점이다. 집단이나 개인이 작으나 큰 이 경계적 시간을 맞을 수 있다.

 

     둘째, 이 문턱을 넘으면 무엇이 오는가? 전적으로 이 문턱에 서게 된 이유들을 또는 이 문턱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깨달으며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돈에 지나치게 눈이 팔려 주위 사람들의 곤경과 슬픔을 무시했다면, 그것을 깨닫고 그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삶으로 바꾸는 계기를 삼아 이 문턱을 지나면 행복한 (또는 지금의 불확실함을 벗어난 확실한) 상태로 들어 서게 될 것이다. 그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행복의 크기나 지속되는 기간이 다를 수 있을 것이고, 또 다시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 또 다른 크고 작은 문턱 위에 서게 될 것이다.

 

     지난 몇 주간, 현재 고등 학교의 11학년에 재학 중인 주니어 학생들에게 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어떻게 직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면 되는 지에 대해 조언하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학생들이 불확실한 올 봄/여름을 지나고 직면할 대학 입학 사정에서 사용되는 대입 에세이에 대해 지난 주에 이어 좀 더 소개한다. 특별히 올 해의 에세이를 작성할 때 신경 써야 할 점은 수험생이 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생겨난 모든 변화들 속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무엇을 느꼈으며, 어떻게 행동으로 보였는 지가 중요한 에세이의 모티브가 될 것이라는 점인데, 거의 모든 명문 대학들이 사용하는 공통 원서의 일종인 Coalition Application의 에세이 제목들을 살펴 보며,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기술할 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 공통 원서는 지난 주에 소개한 Common Application에 이어 많은 명문대학들이 사용하는 원서이며, 특히 유덥이 이 원서를 받아 준다. 올 해 이 공통 원서에서 사용할 에세이 제목들은 모두 다섯 가지인데, 이 중에 하나를 골라 500단어에서 최대 550 단어 내외의 글을 써 지원 대학에 보내야 한다. 올 해처럼, 각종 시험의 취소로 시험 성적의 제출이 필수로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11학년 2학기의 학교 성적이 제대로 나올 수 없는 경우에는 당연히 이 에세이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열심을 부릴 일이다. 필자의 번역으로 소개하면:

  1. 당신의 성격이나 그것의 형성에 도움이 된 경험의 묘사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 줘 보세요 (Tell a story from your life, describing an experience that either demonstrates your character or helped to shape it)
  2. 혹시 당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 해 어떤 의미 있는 도움을 준 일이 있다면 이야기 해 보세요. 그 일을 하면서 도전이 되었던 일이나 그 일로 인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말 해 보세요 (Describe a time when you made a meaningful contribution to others in which the greater good was your focus. Discuss the challenges and rewards of making your contribution)
  3. 오래 동안 귀중하게 믿어 온 당신의 신념이 도전 받은 적이 있었나요? 어떻게 그 도전에 응전을 했나요? 그것이 당신의 신념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Has there been a time when you’ve had a long-cherished or accepted belief challenged? How did you respond? How did the challenge affect your beliefs?)
  4. 지금 학생으로 지내며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요? 가장 좋은 점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가정할 때) 동생들이나 친구들에게 주고 싶은 도움말은 뭐가 있을까요? [What is the hardest part of being a student now? What’s the best part? What advice would you give a young sibling or friend (assuming they would listen to your)]?
  5. 당신이 쓰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 써 보세요 (Submit an essay on a topic of your choice).

이 주제들을 개관하면, 위에서 말한 이 경계의 시대에 대한 성찰에 관해 글쓰기를 요구하는 것과 진배없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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