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명기 칼럼



     요즘 매스컴의 문화면을 보노라면 좀 어깨가 의쓱해지는 느낌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Parasite)이라는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 종려상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각종 영화계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종국에는 미국 영화계의 가장 중요한 상으로 여겨지는 내년 2월의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외국어 영화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 영화를 지난 추수 감사절에 집으로 돌아 온 아이들과 같이 동네의 영화관에서 보았다. 필자의 눈에 가장 중요한 메세지 중의 하나는 돈 많은 사장님이 아내와의 대화 중에 “내 운전 기사 양반 말이야. 좀 이상한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선’을 넘지 않아서 좋아”라고 그의 아내에게 말하는 대화 속에 스며 있다. 부자들은 눈치 채지 못하지만, 그 냄새는 반지하에 사는 서민들의 고유한 냄새이며, 그 냄새가 쉽게 지워 지지 않듯이 그들은 여간해서는 정해진 선을 넘지 않는 사람들이다. ‘선’ 또는 경계란 인간 관계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정해진 범위/한계이며 규칙이다. 법, 전통적인 습관, 도덕 등등을 말한다.

 

     이 영화 속에는 세가지의 다른 집단이 등장하며, 그 계층간을 가르는 선을 거주하는 장소 또는 집의 위치가 구분 짓고 있다. 유명 건축가가 지은 현대식 지상 저택에 사는 부자 가족, 그 가족의 가정 교사와 가정부 그리고 운전 기사로 일하는 이들이 사는 반지하 주택, 그리고 빚쟁이들에게 몰려 지하에 숨어 사는 한 사람. 영화의 말미에 이 선이 무너지며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이 이 영화를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로 만들었다. 이 세 인간상의 관계를 보며, 필자의 직업병이 도진다. “과연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은 어떤 선/관계를 갖고 살아야 할까?”

 

     처음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 ‘선’이 규정된 성경 속의 에베소서 말씀이다: “또 아버지 된 여러분, 여러분의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요 (6장 4절).” 이러한 교육 방식은 작년 초에 “12가지 삶의 법칙”라는 책을 출간한 조던 피터슨 교수의 주장과 비슷하다. 그의 책 다섯 번째 장인 “자녀들의 행동으로 인해 당신이 그들을 싫어하게 된다면, 그들이 그런 일들을 못하게 하세요”가 그것이다.

 

     그의 조언을 살펴 보자. 피터슨 교수는, 인간의 천성이 깨끗한 백지의 상태이지만 부모나 사회의 잘못된 교육 등에 의해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장 자크 루소 등의 의견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들은 태어나며 자기 멋대로이고 이기적이다. 배고프면 밤이 늦어 부모가 곤하게 자더라도 울어 잠을 깨우고, 젖으로 배를 채워야 잠이 든다. 장난감을 움켜 쥐고 남과 나누려고 하지 않는 것은 우리네 경험으로도 그리 틀린 관찰이 아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의 나쁜 행동이 부모의 간섭/훈육으로 고쳐짐이 없이 네 살을 지나면, 습관이 되고 일생 동안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자녀를 옳다 옳다 받아 주며 방치하기 보다는 부모가 책임을 느껴 고칠 것은 고치도록 훈계와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피터슨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비현대적이다. 현대의 부모들이 ‘왜 아이들을 부모의 권위 아래 귀속시켜 마음대로 다루는가?’라고 하는 비난에 다음의 다섯 가지 지켜야할 사항들을 제시하며 대응한다. 즉, 자녀들을 훈육할 때, 1) 꼭 지켜야할 사항의 폭을 최소화 하라, 2) 최소한의 강제력을 사용하라, 3) 훈육시 부모가 서로를 도우라, 4) 부모 자신이 성깔이 있고, 화를 내며, 이성을 잃을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자각해야 하며, 5) 부모가 거친 세상에서 자녀의 자애로운 대리인으로 행동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마음으로 자녀를 훈육하면, 비록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해 자녀의 자유를 구속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어린 자녀가 그릇된 일 (예를 들어, 식당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 장소에서 뛰어 다니며,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고 주지 않는 등의 행동)을 계속하게 되어도 교정해 주지 않으면, 그것이 해도 되는 일로 여기게 되어, 계속되면 습관이 되고, 그러한 자녀는 다른 친구나 선생님, 어른들로부터 사랑을 못 받고 외로워지게 되며, 그러한 상태는 사회에 잘 적응 못하는 어른으로 크게 되는 요인이 된다. 잠깐의 평화를 위해 자녀를 내버려 두기 보다는 (또는 피곤한 일상에서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나, 자녀와 피곤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은 ‘비겁한’ 마음에서 훈육을 회피하기 보다는) 혼을 내서라도 부모가 정당하고 올바른 양심에서 그릇되다고 판단하는 행동은 ‘자녀의 원만한 사회 생활을 위해’ 즉시 고쳐 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부모 자신들이 자녀들이 하는 행동으로 그들을 미워하게 되는 그런 행동을 자녀들이 하지 않도록, 즉 ‘선’을 넘지 않도록 가르쳐야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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