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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기 칼럼



올 해의 미국 대학 입시 결과 분석

민명기 2018.04.23 23:43 조회 수 : 704

     벌써 4월도 중순을 지나 말에 접어든다. 우리네 이민자들의 삶이 단조로워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를 자문하며, 답을 추론해볼 요량으로 필자와 같이 일하는 미국 선생님들에게 물었다. 끊임없이 무언가 이벤트를 만들어 연애하는 남자 친구와 좋은 시간들을 보낸다 자랑하는 조앤 선생님이나 아내와 고양이를 끔찍이 여기고 항상 친구들과 무언가 재미난 일이 있었다고 만날 때마다  침이 마르도록 업데이트를 하는 마크 선생님 등, 사무실의 다양하게 사는 미국인 선생님들도 시간이 활의 살같이 속히 지난다고 입을 모은다. 자답한다: 21세기에는 누구에게나 시간이 빠르게 지나는 구먼. 하긴, 요즘은 우주 로켓의 시대라서 시간도 화살의 10배는 빨리 지나갈 터이니. 하지만 여전히 우리네 삶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다.

     작년 이맘 때쯤, 당시의 대학 합격자 발표를 종합 분석해 그 해의 입시 경향에 대해 분석 칼럼을 낸 것이 말 그대로 어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다. 일년이 지났지만, 경향은 많은 부분에서 그대로다. 특히, 작년 또는 그 이전의 십 수 년 동안 교육 부문 미디어들의 이맘 때 헤드라인을 장식한 문구는 올 해도 변동이 없다: “올 해의 대학 입시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치열했고, 대학의 문턱은 점점 높아 지고 있다.”

     작년에 주립 대학들 중에서는 UCLA에 미국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6자리 숫자의 지원자가 몰렸는데, 올 해는 그 기록을 만명이상이나 넘겨 경신했다: 102,000 (2017); 113,000 (2018). 사립 대학의 경우도 역시 세계 (?) 신기록이 수립되었다. 뉴욕 대학은 올 해 75,307명이 신입생 원서를 제출해 미국 사립 대학 역사상 가장 많은 지원자 수를 기록했다. Brown 이 작년보다 8%가 늘어난 35,368명이 지원해 자체 신기록을 수립했고, MIT (21,706)와 Yale (35,305) 등도 역사상 가장 많은 지원자를 받았다. 이렇듯, 지원자 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당연히 합격률을 떨어트리는데 귀결하고, 이제는 소위 명문 대학 입시에서는 열명 중에 한 명도 합격을 못하는 극심한 좁은문의 대입 시대가 문을 활짝 열었다.

     정시와 조기 전형을 합쳐, 스탠포드가 가장 낮은 합격률을 작년에 이어 기록했는데, 작년에는 4.65%의 합격율을 기록해 5% 벽을 깨더니, 올 해는 그나마 마의 4.5%를 넘어 4.29%를 수립했다. 하버드의 경우는 올 해 4.59%로 5% 이내로 진입했는데, 작년에는 5.2%의 합격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경향을 살펴 보노라면, 이 대학들이 마치 올림픽 경기의 100미터 경기 우승이나 월드 레코드의 작성을 위해 달리는 운동 선수들이 아닌가 헛갈릴 지경이다.

     다른 대학들의 경우도 별 차이가 없다. 올 해는 예년과 비숫하게, 10위권 안팍에 들어가는 대학들과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합격률이 14% 의 코넬과 11.5%를 기록한 다트머스 대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10% 미만의 합격률을 기록했고 좐스 합킨스가 처음으로 9.9%로 마의 10% 벽을 넘어섰다. 리버럴 아츠 대학 중에는 포모나 대학이 작년의 8.6%에서 6.9%로, 유펜의 경우도, 작년보다 훨씬 지원자 수가 늘어나 합격률이 12.3%에서 9.9%로 2.4%나 낮아졌다. 이것은 먼 나라의 일만은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도 조금 급을 달리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인근 유덥의 경우, 5년 전만 해도 65% 정도이던  합격률이 지난 몇년간 계속 낮아지더니 작년에는 급기야 45%까지 떨어져 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합격률이 점차 낮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원서 제출이 간편한 온 라인 지원이 보편화되면서 한 학생이 10여군데 이상의 학교에 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풍토가 된 것에서 기인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통 6군데 정도 지원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니 상전벽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더해, 학교들의 합격률 경쟁이 중요한 이유이다. 보통 학교들은 합격자수를 결정할 때, 학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등록할 학생들의 숫자를 대비해 필요한 인원보다 두, 세배 더 많은 학생들에게 합격자 통보를 한다. 예를 들어 하버드 대학의 경우도 합격자의 25% 정도는 다른 학교에 입학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 랭킹을 정할 때 사용되는 요소인 합격률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대학들은 소수의 학생에게 합격을 허락해 합격률은 낮추고, 나머지는 대기자 명단에서 학생을 뽑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증의 지원률과 극저 합격률 이외에, 올 해의 신입생 지원에서 나타난 뚜렷한 경향, 다시 말해 올 해 미국 대입시의 키워드는 뭐니뭐니해도 이제는 조기 전형이 대세라는 사실이다. 이 현상을 언급하면서, 하버드의 입학처장인 피츠 시몬즈는 각 대학에 얼리로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는 계속 늘고 있고, 이제는 완전히 조기 전형이 대세로 자리잡는 형국이다 (the early application is a new normal”) 라고 언급함에서도 극명히 드러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경향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기/정시 전형 사이의 합격률 차이이다. 예를 들어, 조기 전형과 정시 전형의 합격률은 보통 작게는 2배 정도에서 많게는6배로, 조기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합격률이 훨씬 높은 현상을 보였다. 특히 하버드의 경우는 정시만 따졌을 경우 단지 3.5%만이 합격한 반면, 조기 전형에서는 정시의 6배가 조금 넘는 21.1%의 지원자가 합격을 했고 이중에서 특히 25.5%가 아시아계 학생임이 밝혀져 우리네 한인 동포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편 다른 대학들도 이와 큰 차이는 없는 경향을 보여 주었는데, 프린스턴과 예일의 경우도 조기 전형의 경우가 정시보다 3배 이상의 합격률을 보여 주었다.

      두번째로, 대학들이 저소득층에 대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늘린다거나 하는 공격적인 마켓팅도 저소득층 지원자들도 등록금에 대한 걱정없이 지원하게 만들어 조기 전형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에 일조를 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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