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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기 칼럼



SKY와 HYPS

민명기 2017.08.16 03:01 조회 수 : 127150

미국에 이민 온 지 오래되신 분들은 한국의 sky 대학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최근에 하늘 대학이 새로 생겼나’ 하시며 이해를 못 하신다 (아시다시피서울대, 고대, 연대의 첫 영문 표기의 약자를 모아 만든 어구). 그렇지만, 미국 대학의 랭킹을 이야기하며, hyps (‘하잎스’라고 발음함) 운운하는 걸 들으시면, “아니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과 스탠포드만 대학이야” 하시며 쯧쯧 혀를 차신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속칭 상위 몇몇 명문대를 우상시하는 문화적 경향을 보여주는 약자들이다. 이러한 시류에 편승하여, 해마다 그 해 가을에 시니어가 되는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하는 8월이 되면, 어김없이 각종 신문과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기사들이 있다.

 

각종 신문과 잡지사에서 발표하는 미국의 대학 랭킹이 그것인데 , 올 해도 어김없이 Forbes Magazine이 8월초에 그 명단을 발표했고, US News & World Report가 발표하는 America’s Best Colleges는 올 해는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늦은 오는 9월 13일에 미국내 대학들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비교하여 그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고 미리 광고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크기나 종류별로—연구 중심 대학, 종합 대학, 리버럴 아츠 대학 등등) . 이런 종류의 대학 순위 정하기는 이 잡지들 만이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종류의 기관들이 각각 다른 종류의 순위를 매년 또는 일정한 기간마다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의 순위 매기기는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원 대학을 선택함에 있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반면에 다수의 교육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상업주의의 산물로서 교육의 실상을 왜곡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 먼저 대학 순위 매기기의 긍정적인 면을 살펴 본다. 첫째, 발표된 랭킹을 보면, 개개의 대학들을 한 눈에 보아 비교할 수 있도록 도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들을 비교하고 선택함에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둘째로, 이 랭킹들은 보통 지역에 따라, 또는 학교의 사이즈에 따라, 또는 학과별로 학교들을 모아서 비교해 놓았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관심 있는 학교들을 찾기에 편리한 도구가 된다. 랭킹 정하기의 부정적인 면은, 첫째 교육이라는 추상적인 문제를 다루는 대학이라는 기관의 순위 매기기가 가능치 않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즉, 어떤 집단의 구성원들의 순위를 정하거나 랭킹을 매기려면, 각 구성원들의 좋고 나쁨을 비교하기 위해 특정한 요소들을 임의로 산정하고 그 각 요소들의 특질들을 비교하기 위해 장단점을 수치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대학의 입학률, 회귀율, 졸업후 취직율, 특정 대학의 사회적 평판도 등등의 요소라고 정하고 그 각각의 요소마다 1에서 100점까지의 스케일 속에서 점수를 매겨 대학의 순위를 매긴다고 하자. 이 방식의 단점은 명확하다. 첫째, 대학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무엇인가라는 점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의 문제이다. 많은 교육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대학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들에는 너무도 많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더라도, 학문의 전당으로서 대학의 특질을 말해주는 교수의 질 (연구 성과, 최종 학위 여부, 경력 등), 교수대 학생의 비율, 강의실의 규모와 숫자, 대학원생인 조교가 가르치는 비율 등등 수도 없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모든 가능한 문제들을 모두 철저히 감안하고 그 점수들을 매겨 이 대학이 저대학보다 좋다고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둘째로, 각 정해진 부문마다 정해진 스케일로 점수를 매겨야 하는데, 점수를 어떻게 배분해야 적정한가의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교수대 학생의 비율이 1:10이면 100점만점에 90점을 준다고 하면, 그 비율이 1:20인 학교에 어떤 점수를 주는 것이 적정한 가의 문제는 비교적 단순할 수도 있다. 이와 반면에, 교수의 연구 성과 등이 과연 숫자로 계산되어 좋고 나쁨의 판단 준거가 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또한 모든 요소들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로서, H 대학은 95.09이 나왔고 P 대학은 95.08가 나왔다면, H 대학과 P 대학이 1등과 2등으로 그 순위를 정하는 작업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1976년 이래 US News & World Report의 랭킹 만들기 작업을 총 지휘하고 있는 Robert Morse에 의하면 오는 9월 20일부터 가판대에 나오는 대학의 랭킹을 보려면, 책은 $9.95, 온라인판인 대학 정보는 $19.95, 이 둘의 합본은 에누리를 쳐서 $24.95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열을 이용한 장삿속에 매년 이 때쯤이면 왠지 모르게 속이 씁쓰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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