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명기 칼럼



1. 개관

“아니, 벌써?” 70/80 세대들이 대학 시절에 즐겨 듣던 산울림이라는 그룹 사운드의 노래 가사가 아니다. 지난주에, 금년에 딸이 대입 원서를 제출하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 친구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내뱉은 말이다. 내용인즉슨, 딸 아이가 프린스턴 대학의 보충 원서를 쓰는데, 지난 두 해의 여름 방학에 뭘했느냐는 질문이 있어서 돌아 보니 별로 한 것이 없어 난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그래서 고등학교 10학년인 아들 녀석을 위해 여름 방학에 뭐 좀 의미있는 일을 추천해 주어야겠다 마음을 먹고 질문을 한다. 친구의 물음에는 난감함에서 오는 다급함보다는 지금이 1월이니 여름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겠지라는 여유가 묻어난다. 필자의 매정한 대답, “몇몇 훌륭한 여름프로그램들은 12월부터 준비해야 마감일을 맞출 수 있어요”라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 친구 내 뱉은 말이 “아니, 벌써 (늦었단 말이예요?)”였다.

 

여름이 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서둘러 이 주제를 택한 이유이다. 대입 사정에 있어서, 지원자가 고교 시절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여가 시간을 짜내어 행한 과외활동의 내용과 질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도 회원인 전미 대입 카운셀러 협회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대입 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에 의하면, 대학 수준의 교과목 수강 여부및 성적, SAT/ACT 등의 표준 시험 성적 등등으로 나타나는 학교 내 생활과 더불어 과외 활동 경력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경쟁이 심한 명문대학들의 경우, 지원자들의 성적등 다른 조건들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때, 과외 활동 등이 더욱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됨은 자명하다. 학기중의 활동도 물론이지만, 특히 여름 방학은10주가 넘는 긴 기간이고, 온 종일이 자유시간이기에, 학생이 여름동안의 여가 시간을 어떻게 뜻깊고 유용하게 활용하는 지의 여부는 대입 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여름에 할 수 있는 과외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가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대학 입학 원서들에 선택메뉴로 나와 있는 대표적인 활동들을 살펴 보면,

 

1) 학문적인 것 (Academics): 근처의 커뮤니티 칼리지나 타주의 명문 대학에서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개설되는 각 분야의 과목 수강. 또는 과락한 과목이나 어떤 특정 학과목을 재학중인 학교나 교육구에서 정한 학교에서 수강하기.

 

2) 봉사활동 (Community services): 교회의 선교 여행, 각 사설 단체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 사립 고교에서 주관하는 봉사를 통한 학습 프로그램 (Service Learning) 등등.

 

3) 체육/예술 분야 활동 (Arts & athletics): 각 대학이나 단체에서 주관하는 음악, 미술, 체육 캠프나 대회 등에 참가하기.

 

4) 인턴쉽 (Internship): 관심있는 분야의 기관에서 무급 또는 유급 인턴으로 일하는 것.

 

5) 직장 (Work Experiences): 부모님이 경영하시는 세탁소에서, 맥도날드에서, 또는 자신의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는등 일하는 경력을 쌓는 것.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저널리즘이 유명한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고교생에게 개방되는 해당 과목을 3주간 수강하기 위해서는 학비와 기숙사비를 포함해 $5,466이 들며, 미국내 최고의 호텔 경영과를 자랑하는 코넬 대학에서 3주간 호텔 매니지먼트 과목을 수강하려면 $6,020이 소요된다. 오버랜드라는 사설 단체가 주관하는 알래스카 지역 봉사활동의 비용은 3주에 $4,295이고, 전국 학생 리더쉽 컨퍼런스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시행하는 리더쉽 캠프에 참가하려면 6일에 $1,895을 지불해야 한다. 장학금이나 재정 보조를 신청해 학비를 어느 정도 감면 받을 수도 있지만, 불경기를 헤쳐나가는 서민들의 입장에선 가능치 않은 액수이다. 우리네 서민들 중의 한 분이 볼멘 목소리로 “이렇게 돈 많이 드는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것이 대입 사정에서 유리하게 평가된다면, 불공정한 것 아닙니까”라는 불만에 찬 질문을 하실 것이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답은 “그렇지는 않다”이니. 대학의 입학 사정 원칙은 사회, 경제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집안의 지원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무조건 인정하지는 않는다. 즉, 돈만 지불하면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을 들었다고 해서, 또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아프리카 오지의 봉사 활동 여행을 했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가난한 지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공부나 봉사활동을 통해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통해 달라진 삶이 성적표나 에세이 등에 반영이 된다면 사정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입학 사정관들의 주목을 받는 가장 “튀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일까? 위에서 말한 평등주의 원칙에 입각해 부모의 능력이 아닌 학생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프로그램, 또한 경제적 소수자도 부담없이 수강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들이 바로 “튀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텔루라이드 협회에서 주관하는 여름 프로그램인 TASP (Telluride Association Summer Program)이나 MIT 대학이 시행하는 RSI Program (Research Science Institute) 등인데, 이 프로그램들은 선발 조건이 까다롭고 12월 경부터 미리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하는 것들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대학 진학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무료로 또는 재정 지원을 받고 수강할 수 있는 유수의 여름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한다. 여기에는 리더쉽 프로그램, 학문적 프로그램, 예술 프로그램 등등 다양한 종류들이 있는데,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여 자녀들의 대입 준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의 삶에 아름다운 경험을 덛입히는 그런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뭐든 바로 알면 평탄한 길이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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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같은 교회, 교회같은 가정

민명기 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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