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명기 칼럼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제출하는 원서를 작성할 때 맞닥뜨리는 질문들 중에는 생각하기에 따라 벼라별 황당한 (?) 것들이 많다. 지원자의 소셜 번호나 성별, 이메일 주소를 묻는 것은 그렇다 손치더라도, 지원자의 인종을 묻는 항목에서 '인종에 따라 어떤 차별이 있을 지'를 걱정하게 되는 가하면, 지원자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지원하는 해당 대학 출신인지를 묻는 것에서는 '흠!, 이런 항목이 바로 legacy (지원자의 인척이 해당 대학 출신인 경우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 때문이구먼'하며 '이건 좀 공정한 처사는 아닌 것 같애' 불평을 하시게도 된다. 게다가, 부모님의 학력을 묻는 항목에 이르러서는 뭐 이런 것이 대학에서 꼭 알아야 될 사항일까라는 의문이 들고, '아니 내가 대학을 안가서 우리 아이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시게도 된다.

 

위에서 언급된 사항들에서 지원자의 인종이 입학 사정에서 영향을 주는 사항인지, 해당 대학에 부모나 조부모, 또는 형제 자매가 재학했었다는 사항이 합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 주에는 마지막에 거론된 사항, 즉 부모님의 학력이 자녀의 대학 입학 사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사항을 소개드리도록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대학 입학 사정에서 지원자의 부모님이 대학을 다니지 않은 경우, 이 경력은 지원자의 합격에 오히려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다시말해, 지원자가 가족중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가정 출신이라면 (those who are applying to college as a first-generation student), 이 학생에게 입학 사정에서 가산점을 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원서를 작성할 때, 이 대목에서 우리 부모님이 대학을 못 갔으니 내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 부모님이 대학 문턱에도 가시지 않았기에, 내가 대학 진학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없기에 큰 도움을 주시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동 대학에 지원할만큼 되었으니 나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는 정도로 자랑스러워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대학을 안가서 우리 아이가 대학 가는데 아무런 도움도 줄 수없어 너무 미안하다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구나 하시며 '참, 오래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 하시며 기뻐하셔야 될 일이다. 통계를 살펴 보면, 이런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년 전국 대학 입학자들 중에서 이런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상회하며, 우리 지역의 유덥의 경우도 전국 평균과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아이비 리그 대학들인 다트머스의 경우 2009년에 전체 합격자의 14%인 310명의 퍼스트 제너레이션 지원자가 합격했고, 2011년에는 108명이 합격되었다. 유펜의 경우도 2012년에 거의 비슷한 비율인 14%의 퍼스트 제너레이션 합격자를 배출한 바 있다.

 

이 "First Generation Students"가 어떤 학생들을 의미하는 지는 모든 대학에서 똑 같은 것은 아니고, 대학마다 조금은 다른 해석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 규정을 "지원자의 양부모님이 대학의 문턱을 밟아 보지 못한 경우, undergraduates whose parents never enrolled in post-secondary education,를 말함에 반해, MIT의 경우는 그 규정을 좀 더 넓게 해석한다. 즉, MIT는 "지원자의 부모님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경우, those who will be the first in their family to graduate from a four-year college,를 의미하니 부모님이 2년제 대학 출신이거나, 4년제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은 경우는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범주에 속하는 지 아닌 지에 대해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 각 대학의 입학처에 문의해 확실한 규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보통 부모님 중의 한 분이 대학 출신인 경우에는 이 규정에 의한 혜택을 볼 수는 없다. 이 규정의 목적이 경제 능력이나 학력 등이 좀 뒤진 가정들에 혜택을 줌으로서 평등한 사회의 구현에 뜻을 둔 것이니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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