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명기 칼럼



     지난 주 목요일인 6월 11일 우리 서북미 지역의 최고 명문인 유덥이 장기간의 고심 끝에 상당히 중요한 결정을 해 발표했다. 이 학교가 오래 동안 신입생 입학 사정에서 필수적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해 온 대입 표준 시험인 SAT와 ACT의 성적을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꾼다는 결정이다. 이 발표 후에 어떤 매체는 유덥의 입학 사정에서 이 시험 점수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는 보도를 해 많은 학부모님들에 혼란을 초래했다. 실제로는 ‘필요 없게’ 된 것이 아니라, ‘선택’ 사항으로 바뀐 것이다. 다수의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필자에게 확인을 해 온 사안이라 진행 중인 시리즈를 한 주일 중단하고,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을 해 드린다.

 

     몇 주 전에 본 칼럼에서 소개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 이전에도 이미 약 천 여 개의 대학들은 이미 SAT나  ACT를 대입 사정에서 이 시험의 성적을 필수로 제출하는 것을 필수로 요구하지 않고 지원자의 선택에 맡기는 정책, “Test Optional policy”을 사용해 왔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시험이 준비를 하면 점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시험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고액의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다니거나 또는 학교 밖의 기관에서 시험 준비를 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그러한 여유가 없는 가정의 자녀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기에 명문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제한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 왔다. 이러한 인식은 일면 수긍할만한 차별일 수도 있기에, 미국 대학들이 입시에 적용하는 “공정성”의 문제를 침해한다는 면에서 점점 필수로 요구하는 학교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경향이다. 반면에, 입학 사정에서 필수로 사용하는 학교의 성적이나 과목의 질 등의 요소들을 비교할 때, 각 학교들의 교육의 질이 차이가 나는 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음은 사실이다. 이러한 단점의 극복을 위해 도입된 표준 시험—같은 시험을 모든 지원자가 공통으로 봄으로서 객관적 학업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의 이점을 아주 무시하기는 힘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양쪽의 장점을 복합한 제도인 “Test Optional” 제도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COVID-19의 영향으로 올 봄에 예정되었던 SAT나 ACT가 취소되면서, 많은 대학들이 앞으로 이 시험들을 대입 사정에서 꼭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해 재고하는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었고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여파로, 실제로 올 봄에만 해도 약 70여개 대학들이 해당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이 시험들을 필수로 요구하지 않는 테스트 선택 정책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동부의 명문 대학들인 터프스 대학과 데이비슨 대학 등은 올 해를 지나며 이 정책의 유효성을 살펴 본 뒤, 이것을 영구적으로 채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 외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올 해에 한해 이 정책을 사용하는 대학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볼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올 가을에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원서를 제출하는, 즉 2021년에 대학의 신입생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만 이 시험을 면제해 준다는 정책을 발표한 대학들이다. 여기에는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절반인 컬럼비아, 유펜, 다트머스, 코넬 대학, 각각 동부와 서부의 최고 리버럴 아츠 대학들인 윌리암스 대학과 포모나 대학 등이 속한다.

 

      몇 주 전 이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에 속 한 아홉개 대학들은 5년에 걸쳐 변화를 모색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서부 최고의 공과 대학인 캘택은 앞으로 이 시험들을 입학 사정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정책 (Test Blind)을 확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은 속칭 최고 명문 사립 대학들의 경우, 해당 대학들이 이 대입 학력 고사 성적을 어떻게 입학 사정에서 고려할 것인지를 결정 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예년 같으면 시작될 공통 원서의 접수가 8월 1일이니 이때쯤이면 자신들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덥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가, 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이 시험 점수 제출을 필수가 아닌 지원자의 선택에 맡긴다는 결정을 이번에 발표한 것이다. 즉, 지원자가 이 시험을 보고 점수가 좋거나 어떤 이유로 던지 간에, SAT이든지  ACT든지  이 시험 점수를 제출하면, 이것을 입학 사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사용한다는 것이다. 혼돈을 피하기 위해 필자의 말보다는 유덥측의 발표를 직접 들어 보자: 유덥의 웹사이트 (https://admit.washington.edu/apply/freshman/how-to-apply/test-scores/)를 보면,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has removed the requirement of standardized test scores, such as the SAT and ACT, for incoming students While the UW no longer requires the SAT or ACT we will continue to accept both equally if an applicant wishes to provide. There is absolutely no advantage in submitting one test over the other. If an applicant submits scores from both tests, national concordance tables determine which scores are relatively higher.

 

     그러면 앞으로의 유덥 입학 사정에서 합/불합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들은 무엇일까? 유덥의 대변인인 빅터 발타가 시애틀 타임즈에 밝힌 것처럼, 앞으로는 지원자가 수강한 수업의 질과 성적이 제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덛붙여, 대입 에세이와 과외 활동 등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지금까지도 유덥의 입학 사정에서 표준 시험 점수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었으니 더욱 도전적인 수업과 성적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Even with our past holistic review, these scores [of the SAT and ACT] were a minor consideration compared to curriculum quality and performance in cour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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