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명기 칼럼



    지난 주말까지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과 스탠포드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명문 사립대들이 조기 전형 지원자들에게 합격 여부를 포탈에 올리거나 이메일로 통보하면서, 거의 모든 명문 대학들이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를 마쳤다. 올 해 미국 대학 입시의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를 분석하면서 지난 해 이맘 때 쓴 필자의 칼럼이 오버랩 된다. 잠깐 돌아가 보면, 지난해 칼럼에서, 그 전해의 조기 전형에 나타난 경향을 돌아 보는 장면이 있다.

 

     “작년 이맘때 필자의 칼럼은 “올 해[2018년]의 조기 전형 합격자 발표를 지켜보면서, 이제는 미국 대학의 신입생 입학 전형에서 ‘조기 전형이 대세’이구나 하는 푸념이 절로 나왔다. 거의 모든 명문 대학들의 조기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숫자는 올 해도 어김없이 ‘학교 역사상 최고의 지원자 수’를 기록했고, 작년 이맘때, 하버드 대학의 입학 처장인 윌리엄 피츠시몬즈가 말한 “이제 조기 전형이 방식이나 형태를 막론하고 새로운 정상적인 전형법이 되었다 (…early admission, …, is the new normal.)”가 증명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올 해[2019년]는 조기 전형의 열기가 조금은 식는 듯한 기미가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지, 쇠락의 시작인지는 확정하기 이르나, 최소한 최상위 몇몇 학교의 경우 작년까지의 뜨거움이 식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버드와 예일의 경우 모두 작년보다 지원자 수가 감소했는데, 작년 대비 하버드는 500여명, 예일은 200여명이 줄었다. 그 결과 작년보다 합격율이 높아졌다 (하버드 13.4에서 13.9%; 예일 13.2에서13.8%). 프린스턴의 경우는, 예년과 다르게 올 해의 지원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대학 역시 지원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지난 2년간의 조기 전형 경향을 소환해 본 것은 올 해 나타난 이상 현상 때문이다. 올 해 미국 명문 대학들의 조기 전형에 나타난 경향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전례가 없는 (unprecedented)이다. 올 해의 사회 현상 전반을 규정짓는 말과 어찌 그리 동일한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하긴 대학 입시도 사회의 일부를 이루는 부분이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먼저 하버드의 경우를 살펴 보자. 하버드의 학생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 의하면, 이 대학의 올 해 조기 전형에 지원한 숫자는 작년보다 무려 57퍼센트가 증가한 10,086명으로 이들 중 하버드 역사상 조기 전형 합격율의 최저인 7.4%의 지원자 747명만이 합격을 했다. 작년에 6,424명의 지원자 중에서 13.9%인 895명을 합격시킨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전례가 없는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학의 입학 처장인 윌리엄 피츠시몬즈에 의하면, 이 급격한 지원자의 증가는 1) 저소득 가정 지원자에 대한 관대한 재정 보조, 2) 잠재적 지원자들을 위한 과감한 온라인 홍보와 3) 팬데믹의 영향으로 SAT/ACT 등의 시험 점수를 필수로 요구하지 않은 정책의 변화가 요인이었다고 한다.

 

    예일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올 해 이 대학에 조기 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은 지난 해보다 38%가 증가한 사상 최고치인 7,939명 이었다. 이 중, 10.5%인 837명이 합격했으니 지난 해와 비교해 약 3%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브라운 대학의 경우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지난 해보다 22%가 증가해 사상 최대인 5,540명의 지원자 중에 약 16%인 885명만을 합격시켰다. 다트머스 대학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작년보다 29%가 증가한 사상 최대 2,664명의 지원자 중에서 21%인 566명을 합격시켰다. 또 다른 아이비 리그 대학인 유펜 역시 사상 최대의 지원자로 지난해보다 23%가 증가한 7,962명의 지원자 중에서 1,192명만을 합격시켰다. 이 비율은 작년의 19.9%에서 급격히 감소한 15%로 사상 최저의 합격율을 보였다. 이 대학의 입학처 부처장인 좐 맥로린의 발표에 의하면, 올 해 조기 전형에 지원한 총 지원자 중에서 38%의 학생이 ACT/SAT 등의 시험 점수를 제출하지 않았고, 합격자 중에는 약 24%가 이 점수들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숫자는 이전에 발표된 조지아 주립 대학 지원자 중에서 약 30%가 시험 점수없이 지원했다는 통계 수치와 더불어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즉, 올 해 조기 전형 지원자 중에서 약 30% 내외의 학생들이 이 시험 점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대략 추측할 수 있다.

 

    필자에게 알려진 통계로, 20위권 안에 드는 사립 대학들 중에서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곳은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MIT)이다. 올 해 이 대학에는 15,036명이라는 전례없는 지원자가 지원해 지난 해 지원자보다 62%의 증가를 보여 이 분야의 기록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9,291명). 이 중에서 단지 719명만을 합격시켜, 4.8%의 합격율을 기록해 조기 전형 역사상 아마도 최저 합격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발표된 통계를 바탕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올 해의 조기 전형에서 적어도 사립 대학들의 경우에는 역사상 최대의 지원자가 지원했고, 이에 따라 합격율이 대폭 낮아지는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원자 숫자의 대폭적인 증가에 대한 각 대학 입학 관계자들의 설명은 대체로 일치하는데, 위에 언급한 피츠시몬즈의 세가지 요인과 거의 같다. 특히, 지난해까지 필수로 요구한 시험 점수의 제출이 선택 사항으로 바뀌면서, 약 30%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추가 지원이 증가했다고 추정된다. 이 지원자들은 학교 점수는 좋으나, 시험에는 유독 약해 지난해 같으면 이 대학들에 원서 제출을 주저했을 지원자들이 올 해에는 변경된 시험 정책에 힘입어 용기를 낸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현상은 주립 대학의 경우, 특히 유덥과 같은 각 주의 대표 주립대들의 지원자 숫자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년에는 각 주의 제2, 제3 주립 대학에 지원했을 지원자들이 올 해는 시험 점수없이 이 최강 주립 대학들에 지원한 것으로 보여 진다. 현재까지는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와 조지아 대학의 경우 지원자가 10-30% 증가했다는 통계만이 이러한 현상을 보여 주지만, 앞으로 더 많은 통계가 가용해 지면 더욱 정확한 분석을 해 드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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